시키호르 투보드, 피토고 클리프, 툴라포스 스노클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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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키호르 여행에서는 육상투어 제외하면 투보드랑 사왕포인트에서만 여행 내내 놀았다(툴라포스 간 날 파도가 너므 쎄서 닫음...). 이번에는 날씨 요정이 도와줘서 피토코 클리프까지 잘 다녀옴.

 

 

지도로 보면 작은 섬 같지만, 투보드에서 툴라포스까지는 꽤 먼 거리다. 편도 40분 이상을 오토바이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과연 물속 환경이 왕복 80분을 투자할만할까? 후기를 남겨본다.

 

1. 투보드 마린보호 구역

항상 따뜻할 거라 생각했던 필리핀도 계절에 따라 잘 보이는 어종이 있나 보다. 1월에 투보드에 들어갔을 땐 라이언피시, 등을 볼 수 있었다.

엄청 큰 소라게? 다리에 수북한 털이 만져보고 싶게 생김

 

근데 5월 초에 들어간 투보드에선 하나도 못 봄. 대신 떼로 몰려다니는 잭피시와 입을 벌리고 다니는 물고기(엄청 반짝거리고 신기하게 생겼는데.. 이름을 모르겠음)를 볼 수 있었다. 작은 아이들이 몰려다니는 것도 귀엽지만, 크기가 좀 있는 물고기들의 군영은 정말 멋지다. 

 

파도에 어~엄청 부드럽게 휘날리는 레더(몇 년을 자랐을까..)

 

정말 아쉬운 건.. 3일간 카메라 들고 들어가서 놀 땐 안 보이던 애들이 떠나기 하루전알 카메라 없이 자유롭게 놀러 가니까 보이더라... 아휴... 레더, 아크로 등 다양한 산호 군락들은 3일간의 스노클링을 하나도 지겹지 않게 한다.

 

2. 툴라포스

이번엔 날씨도 미리 확인하고 가능할 거라 생각돼서 다시 툴라포스도 계획했다. 근데, 일기예보에 바람은 없지만 비, 뇌우 예보로 조마조마 함.. 동남아의 비는 우리가 생각하는 비가 아니다. 막 쏟아지다가도 그치고 햇빛 쨍쨍..

 

가까이 가면 쏙 들어가는 크리스마스 트리 웜

 

덕분에 오토바이로 이동하는데 현지인들과 비도 잠시 피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비 맞으며 이동하는 것도 재미있는데, 다만 체온이 엄청 떨어진다. 우비로 앞만 막아도 보온엔 문제없으므로 날씨 안 좋으면 우비 하나 챙겨서 오토바이 의자 밑 서랍에 가지고 다니면 좋다.

 

어마어마한 넓이로 부채처럼 자라는 아크로(?).. 이거 얼마정도 할까..?

 

 

툴라포스 스노클링 중 보는 건 상어, 바라쿠다 떼, 대왕조개 정도인 거 같다. 근데 우리가 간 날은 시야가 안 좋았다(투보드는 엄청 좋았는데 투보드에서 반대편에 있는 바다라 다른가 보다).

 

 

1.2~3미터 되는 곳까지 걸어 들어간 다음 오리발을 신으라고 한다. 모래가 아주 곱고 단단해서 밟는 느낌이 좋았다. 들어가면 1~2분(?) 만에 대왕조개들을 볼 수 있다. 진짜 엄청 크다. 근데 왜 이렇게 동떨어져서 애들만 있는지 모르겠다. 이후 상어 보여준다고 계속 들어감(15분 정도?). 파도도 살짝 있어서 앞으로 가기 힘들었다.

 

 

파란색으로 안보이는 경계면에서 상어 3마리가 기어댕겼다.. 시야도 안좋았는데 깊음..

 

상어 포인트에서 3~4마리가 헤엄치는 게 보았지만, 깊고 시야가 안 좋아 실루엣이 보인정도(카메라로는 안보임..). 웅장한 느낌은 나지만... 기대했던 건 아니다. 바라쿠다는 7개월째 안 보인다고..

 

 

이후 왔던 길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돌아가게 되는데(1시간이 엄청 짧게 느껴짐..), 투보드랑 비교하자면 좀 더 알록달록한 산호들이 많다.

 

 

물고기도 좀 더 작은 물고기들이 무리 지어 있는 느낌이다. 보홀 발리카삭에는 있지만 투보드에는 잘 안 보이는 그린 크로미스들도 볼 수 있다. 큰 물고기는 실컷 보지만 이런 작고 무리 지어서 다니는 귀여운 아이들이 없는 게 투보드가 살짝 아쉽다.

 

3. 피토고 클리프

절벽에서 사진 찍으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피토고 클리프. 절벽에서 사진 찍는데 1명에 최소 5분 이상 걸리는 거 같다. (우린 그냥 한 장만 찍고 나오고 싶은데...)

 

사진이 없어서 유튜브로 대체(ㅋㅋ)


돈 내는 만큼 잘 찍어주는 거 같기도 하고, 드론으로도 영상을 찍어준다. 옆에서 샘플 영상을 보니 퀄리티도 좋다. 엄청 오래 걸리므로 사진 찍을 분들은 오픈시간에 가는 게 좋을 거 같다.

스노클링은 사왕포인트랑 크게 다르지 않다. 물고기들은 잘 안 보이고 아크로 위주의 산호밭(?). 잠수한 사람을 기준으로 눈 짐작 했을 때 4 미터 되는 정도에 산호들 있고, 물고기는 투보드보다 적다.

 

4. 결론은

지인이 시키호르 스노클링을 한다면 그냥 투보드만 추천한다. 하루 빼고 4일 동안 투보드만 놀아도 안 질린다. 다리 닿는 곳에도 다양한 산호들이 많고 거북이, 바다뱀, 곰치 등 아주 가까이서 못 보는 게 없다.

투보드 근처라면 툴라포스 가는데 편도 40분 이상 걸리는데, 시간이 아깝다 (시야 좋은 날 상어 볼 수 있으면 다를지도..). 만약 투보드에서 파도가 심해 물에 들어가기 힘들다면 툴라포스를 가보길 바란다(반대편이라 파도가 없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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